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 이해하기
"美 고용지표 호조에 커지는 'R의 공포'...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
"하지만 견실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되며 깊어진 침체 우려를 시사했다."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에 앞으로 닥칠 금융위기에 대하여"
■ ' 채권'은 무엇인가?
채권은 한 국가의 정부나 기업이 빚을 내기 위해 발행하는 자산이다. 나라가 발행하면 '국채', 기업이 발행하면 '회사채'이다. 즉 '차용증' 개념이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차용증에 '이자를 언제 얼마나 지급할지, 원금은 언제까지 갚을지'와 같은 조건들을 적어서 받는데 이 내용들이 바로 채권 금리와 만기를 의미한다. 이 사람이 차용증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현금을 받을 때, 대신 앞으로 받을 이자와 원금, 만기까지 남은 시간 등을 고려해서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권리(차용증)을 사고파는 게 바로 채권 거래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보통 국채 금리를 두고 이야기할 때가 많다. 국채는 나라가 원금과 이자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회사채와 같은 다른 채권들보다 대체로 아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발행한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몇 년' 후에 갚는 것인지에 따라 장기 채권인지 단기 채권인지 정하는 기준이 된다. 2년이나 3년은 단기채권, 10년이나, 20년 혹은 30년 이상이라면 장기 채권으로 분류가된다. 보통 기간을 앞에 붙여서 'O년물 채권'이라고 부른다.
■ 장단기 채권의 금리
보통 단기 채권의 금리가 더 낮고, 장기 채권의 금리가 더 높다. 돈을 오랫동안 빌려줄수록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선 긴 기간 동안 각종 변수가 등장할 위험이 있고, 반대로 빌려 쓰는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오래 자금을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0년 만기 미국 국채 소유자는 3개월 만기 국채 소유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받는다. 이는 돈이 채권에 더 많이 묶여 있을수록 투자 실패 위험이 높아지고 따라서 해당 위험을 수용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기 때문에다.
■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과 경기변동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주요 금융시장 및 경제지표 중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정확한 지표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1960년 이후 미국에서는 총 7번의 주요 경기 침체가 있었으며, 모두 미국 경제의 일반적인 패턴인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선행되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미국 단기 국채가 장기 국채보다 더 높은 이자율인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이 반드시 경기 침체의 시그널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예감이 든다면, 투자자들은 가장 안전한 금융자산인 미국 채권으로 몰려들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장기국채 매수자가 많아지면 미국은 장기 국채 금리를 단기 국채 금리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10년 금리와 2년 금리간 차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중앙은행은 장단기 금리차 중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10년 금리와 3개월 금리차를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 곡선을 모니터링한다.
■ 현재 국채 금리는 ?
2022년 12월 2일 기준, (수익률=이자율)
- 3개월 국채 수익률 : 4.22%
- 2년 국채 수익률 : 4.28%
- 10년 국채 수익률 : 3.51%
-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 3.56%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년 만기 수익률보다 0.77% p 낮다. 이는 이례적으로 큰 마이너스 격차이며, 경제가 깊은 불황에 빠진 1981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장단기 국채 금리 상태는 투자자들이 현재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연준이 차입 비용을 삭감하여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로 올 12월 역전된 국채 금리는 경제 혼란 신호라기보다는 마이너스 갭이 투자자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정상 상태가 회복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각도 있다.
단지 이론에 불과하지만, 지난 60년 사이 있었던 7번의 경기 침체 동안 사실이었고, 단 한 번의거짓 양성(False positive)*만이 있었다. 하지만, 이 이론에 대해서 이견을 달리하는 양측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있고 절대적인 답은 없다. 지난 70년 동안 연승을 거두었지만 오류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1966년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에는 GDP 성장률이 둔화되었으나 공식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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