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 관심사/Zoe의 잡학사전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된 프랑스 바게트가 저렴한 이유!

by MOON a.k.a 달 2023. 1. 5.
반응형

프랑스-바게트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국민빵 바게트,

항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기료가 올라서 바게트를 못 만들겠다고 프랑스 제빵사들이 '분통'을 터뜨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해부터 밀가루, 버터, 설탕 등 제과·제빵에 필요한 재료값이 올라 힘들었는데, 전기료까지 치솟아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기료가 4배에서 많게는 10~12배 올랐다고 한다.

 

그럼 바게트 가격을 올리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과거에는 프랑스에서는 주식이나 다름없는 바게트를 포함한 빵 가격을 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어서 마음대로 올릴 수 없었고, 정부가 통제하고 있지 않은 지금도 소비자 협회에서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확확 올릴 수가 없다.


■  바게트에 대한 TMI

바게트(baguette)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길고 얇은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빵이다. 바게트 반죽은 프랑스 법에 의해 정의된다.

 

바게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고, 몇 가지 설이 존재한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병사들이 빵을 더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바게트를 만들었다는 설, 프랑스 지하철 노동자들이 빵을 자르는 데 사용하는 칼을 들고 다니는 것을 막기 위한 발명품이라는 설이 있다. 또 일부 사람들은 바게트가 프랑스혁명 이후 1793년 공회(혁명 후 정부)에서 제정한 법률에 따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 먹는 빵은 다르지 않다는 "평등의 빵"이라고 믿고 있다. 또 다른 기록에 따르면 1920년 법에 따라 빵 굽는 사람이 오전 4시 이전에 일하는 것이 금지되어 고객의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전통적인 둥근 빵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서 더 빨리 준비하고 구울 수 있도록 가느다랗고 긴 모양의 바게트가 발명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현재 프랑스는 정성 들여 바게트를 구워내는 장인들이 바게트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에 밀려 위기감이 고조됐다. 1970년대만 해도 장인이 운영하는 빵집은 55,000개로 주민 790명당 1곳이었지만, 오늘날에는 35,000개로 주민 2 천명당 1곳 밖에 남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피뒤시알은 2019년 프랑스가 하루에 1,600만 개, 연간으로 따지면 60억 개의 바게트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바게트를 만드는 데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밀가루와 소금, 물, 이스트로 반죽을 만들어 4~6도에서 10~20시간 구우면 끝이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은 매우 다르다. 또한 1993년의 Décret Pain 법에 따르면, 불랑제리(Boulangeries)*에서 판매되는 전통적인 바게트는 판매되는 구 내에서 만들어야 하며 밀가루, 물, 소금 및 효모의 4가지 재료로만 만들 수 있다. 어떤 단계에서도 냉동하거나 첨가물이나 방부제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24간 이내 부패한다.

* 불랑제리라고 쓰여있지 않는 곳에서 파는 빵은 산업적으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평범한 곳일 수 있다.

 

■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2018년 11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바게트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2022년 11월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바게트 빵의 장인 노하우와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소식을 트위터에 알리며 "우리의 일상에 마법과 같이 완벽한 250g"이라고 표현했다.(인정)

 

■ 저렴하게 유지되는 프랑스 바게트 가격

프랑스는 주식인 빵 가격을 통제했었다. 하지만 1978년 이후로 더 이상 정부가 통제하지 않아 자율적으로 빵 가격을 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소비자 협회에 의해 감시되고 통제되기 때문에 바게트 가격은 1유로 남짓에서 유지되고 있다.

 

불랑제리에서 바게트를 구입할 때, 절반만 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 절반으로 구매할 때는 정확히 딱 절반 가격이다.

 

■ 잡담

FRANCE-PAIN

 

확실히 프랑스 여행 중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아침에 아무 빵집에 들러 간단하게  바게트 또는 크라상과 먹던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었다. 크라상 역시도 바게트처럼 1개 가격이 1유로 남짓이었는데, 입에서 녹았다. (우리나라에서 사 먹는 바게트, 크라상과는 맛이 차원이 다르다... 어느 빵집에 가도 실패는 없었다.)

유독 그 행복감이 기억에 남은 이유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아침에 작은 돈으로 입 안에 주어진 맛이 너무 감동적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a.k.a 소확행)

 

전반적으로 빵 가격이 매우 저렴했고, 일반 바게트뿐만 아니라 바게트 샌드위치도 정말 맛있었다. 우리나라에서 8-9천 원 하는 바게트 샌드위치보다 훨씬 큰 바게트 샌드위치가 대부분 5유로 이하였고, 주재료인 바게트가 맛있다 보니 어떤 버전의 바게트 샌드위치도 다 맛있었다.

 

고3 때 수능시험을 보고 파리바게트에서 알바를 했었던 적이 있다. 그 때, 단골손님 중 한 분이 항상 바게트를 사면서 프랑스에서 먹었던 바게트랑 맛이 너무 달라~라고 했을 때, 도대체 얼마나 다르길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프랑스 여행을 가서 현지 바게트를 먹고 무릎팍을 탁! 쳤다. 완전 다르다! 별다른 특별한 재료 없이 밀가루, 소금, 물, 이스트로만 만드는데 우리나라에서 사 먹는 바게트와 맛 차이가 많이 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공장 기계와 장인의 손길 차이인 것이었을까)

글을 쓰다 보니 그때 먹었던 맛이 또 생각이 나 배고프다. 

 

마크롱 대통령의 일상에서의 완벽한 250g이라는 한 줄에서 느껴지는 바게트에 대한 자부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맛이라고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